한성 오피스텔 17층

썰렁한 복도 굳게 닫혀진 철문들

사람있는 곳이건만 정없는 인물들만 있는것인지 기분이 영 그러하다.

 

12호 문 열고 들어서니

음 한백이 왔구나  어서와

커피 마실래...

아이들은 7시쯤 올거야 모두 불렀다 본지 오래잖아..

 

음 그리고 이거 받아라

이거 여기 열쇠니까

니가 이곳 쓰도록 해

이곳 나도 좀 싫증났고 집사람이 영 못마땅하게 생각해

본가의 옥탑방보다야 편하지 않겠니 니가 쓴다면 집사람도 좋아할꺼야

여러말 말고 그리 하도록 해라.

 

나는 별다른 말없이 열쇠를 받아들었다.

그마저 거부하면 상규가 편치 않을듯 싶어서...

 

얼마후

시청회계과의  민규

다누 일식의 재황이

관장인 찬우

닭장사 무희

경찰서의 환규

일곱색 무지개 멤버들이 모두 모였다.

 

무지개크럽

고교 시절 한마음으로 결성된 모임

그시절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는 천하무적 이였다.

일곱색갈 무지개

지금은 명칭 바꾸어 송우(松友)가 되었다.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살가운 친구들

무지개라는 울안에 자부심은 참 대단했다.

지금도 그마음은 그대로인것을...

 

야 다왔으니 나가자

재황아 집에 손님 많으냐

자리 있을듯 싶으면 그리가자..

 

야탑 깊숙한곳에 자리한 정통 일식 다누

공기업에서 명퇴하여 2년전 차린 다누

깔끔한 재황의 성격처럼 정갈하다.

 

잠시 회의를 하고 술 마시기로 하자

 ....

너희들이 알겠지만 한백이가 모든것을 정리했다.

그이상은 말않해도 잘알테고

지금 모임돈으로 적립되있는것이 이천 육백

이중 이천 만원을 한택이에게 차용해 주기로 했다.

기한은 없다 이자또한 없다.

한택이 다시금 재기하는날 그날이 회수하는 날이다.

모두가 일심으로 찬성해주어 결정한 일이니

이후 이것에 대한말은  이상 없기를 바란다.

상규의 말은 그렇게 �났다.

 

내가 이야기 해야하는데

딱히 할이야기가 없다.

 

음....

나로 인해 너희들 마음 쓰리게하여 미안하다.

지난 육개월 생애 가장 힘겨운 날들이였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것이 다가 아님을 이날 알겠다.

다 털고 나니 허허롭기도 하지만 평안하기도 하다.

이제 다시금 차곡 차곡 채워가련다.

너희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

 

진정 고맙고 사랑하는 친구들

마음깊은곳에서 용솟음치는 그무엇이 확 불타올랐다.

 

야....

한백이의 재기를 위하여 건배하자.

자...한백이를 위하여....위하여....

 

우리는 그렇게 잔을 부딪치며 마셨다.

친구들이 있어 가슴 벅차오르던밤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어둠 지나면 새날 되겠지

그날 태양은 눈부시게 찬란할듯 싶다.

 

새날에는 새마음으로 세상 바라보리라.

 

새날에는 새로운 나의탑 쌓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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